AI 자동화를 만들다 보면 욕심이 생긴다.
처음에는 하나의 데이터만 AI에게 전달하다가도 조금씩 기능을 추가하게 된다.
“여기에 검색 결과도 넣으면 더 정확하지 않을까?”
“구글시트 데이터도 같이 넣어보자.”
“이전 결과까지 전달하면 더 좋은 판단을 하지 않을까?”
“다른 AI의 결과도 같이 넣어보면 어떨까?”
이렇게 하나씩 연결하다 보면 처음에는 좋아 보인다. 실제로 필요한 정보를 더 많이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Make로 자동화를 직접 구성해보면서 한 가지 문제가 눈에 들어왔다.
데이터를 많이 연결한다고 해서 자동화가 반드시 좋아지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어느 순간부터는 어디에서 문제가 생겼는지 찾기가 어려워졌다.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자동화가 복잡해지는 이유
자동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데이터의 양보다 흐름이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단순한 구조가 있다고 해보자.
구글시트 → AI → 결과 저장
이 정도라면 문제가 생겼을 때 확인할 곳도 많지 않다.
구글시트에 값이 제대로 들어갔는지 확인하고, AI가 어떤 값을 받았는지 확인하고, 결과가 제대로 나왔는지만 보면 된다.
그런데 여기에 검색 기능을 추가하면 구조가 달라진다.
구글시트 → 검색 → AI → 결과 정리 → 구글시트
여기에 다른 AI까지 추가하면 더 복잡해진다.
구글시트 → 검색 → AI 분석 → 다른 AI 작성 → 결과 변환 → 구글시트
겉으로 보면 훨씬 똑똑한 자동화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 오류가 발생했을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문제가 검색 결과에서 생긴 것인지, AI가 받은 데이터 때문인지, AI의 출력 형식 때문인지, 다음 모듈로 데이터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인지 하나씩 확인해야 한다.
실제로 Make를 사용하면서 가장 시간을 많이 잡아먹었던 부분도 단순히 AI를 사용하는 것 자체가 아니었다.
모듈과 모듈 사이에서 데이터가 어떻게 전달되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특히 AI가 만들어낸 결과가 다음 단계에서 원하는 형식과 다르게 나오면 문제가 생긴다.
AI는 자연스러운 문장으로 답했는데 다음 모듈은 여러 개의 개별 필드를 필요로 하는 경우처럼 말이다.
이때 AI를 하나 더 추가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연결된 단계가 많아지면서 확인해야 할 부분만 늘어날 수 있다.
데이터가 많아지면 생기는 또 다른 문제
데이터를 많이 넣으면 AI가 판단할 수 있는 정보도 많아진다.
하지만 모든 데이터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블로그 글을 작성하는 자동화를 만든다고 생각해보자.
주제 하나를 전달하는 것과 주제, 검색 결과, 관련 문서, 이전 글, 키워드, 제목 후보, 참고자료까지 모두 전달하는 것은 전혀 다른 구조다.
정보가 많아지면 AI가 참고할 수 있는 범위는 넓어지지만, 동시에 중요하지 않은 정보까지 함께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
서로 다른 자료의 내용이 충돌할 수도 있다.
오래된 정보와 최신 정보가 섞일 수도 있다.
비슷한 내용이 반복될 수도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이 넣었느냐”가 아니라 “왜 이 데이터를 넣었느냐”가 된다.
자동화에서는 데이터 하나마다 역할을 정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다음처럼 구분할 수 있다.
| 데이터 | 역할 |
|---|---|
| 주제 | AI가 처리해야 할 대상 |
| 검색 결과 | 외부 정보 확인 |
| 기존 자료 | 참고 정보 |
| 키워드 | 작성 방향 |
| AI 분석 결과 | 다음 단계의 입력 |
| 최종 원고 | 사람이 검수할 결과물 |
이렇게 역할이 명확하면 문제가 발생했을 때도 추적하기가 쉬워진다.
반대로 모든 데이터를 한꺼번에 AI에게 던져놓고 “알아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줘”라고 하면 결과가 이상해졌을 때 무엇을 수정해야 하는지 판단하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자동화에서는 연결을 늘리는 것보다 데이터의 역할을 먼저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복잡한 자동화가 항상 좋은 자동화는 아니다
자동화를 만들다 보면 기능을 하나씩 추가하고 싶어진다.
처음에는 제목 생성만 자동화하려고 했는데 검색 기능을 붙이고, 경쟁 콘텐츠 분석을 붙이고, 글 작성까지 붙이고, 다시 검수 기능까지 붙이게 된다.
물론 이런 구조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모든 업무가 복잡한 자동화를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자동화를 만들면서 느낀 가장 중요한 기준은 이것이었다.
“이 연결이 정말 필요한가?”
추가한 모듈이 실제로 결과를 개선하지 못한다면 굳이 연결할 필요가 없다.
특히 자동화 초반에는 기능을 많이 넣기보다 작은 구조로 먼저 실행해보는 편이 훨씬 편하다.
예를 들어
입력 → AI → 결과
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한 다음
입력 → 검색 → AI → 결과
로 확장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이것까지 정상적으로 작동하면 필요한 경우에만 다음 단계를 추가한다.
이렇게 하면 문제가 생겼을 때 마지막으로 추가한 부분부터 확인할 수 있다.
자동화는 “많이 연결하는 것”보다 “고장 났을 때 찾을 수 있는 구조”가 중요하다
이번에 AI 자동화를 계속 다뤄보면서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처음에는 좋은 자동화를 만들려면 최대한 많은 기능을 연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 만들어보니 반대인 경우도 많았다.
좋은 자동화는 기능이 많은 자동화가 아니라 각 단계의 역할이 명확한 자동화에 가까웠다.
특히 다음 세 가지는 계속 확인할 필요가 있다.
첫째, 이 데이터가 정말 필요한가?
둘째, 이 데이터를 어느 단계에서 사용하는가?
셋째, 문제가 생겼을 때 어느 단계부터 확인할 수 있는가?
이 세 가지에 답할 수 없다면 연결하기 전에 다시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
AI 자동화에서 데이터는 많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필요한 데이터를 정확한 단계에 전달하고, 각 단계의 결과를 사람이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리고 자동화를 처음 만드는 단계라면 처음부터 거대한 구조를 만들기보다 작은 흐름부터 테스트하는 것을 권한다.
나 역시 Make를 사용하면서 모듈 연결이나 데이터 전달 문제를 직접 겪어봤고, 그 과정에서 자동화는 “한 번에 완성하는 작업”이라기보다 조금씩 연결하고 확인하면서 만들어가는 작업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결국 자동화의 핵심은 데이터의 양이 아니라 구조다.
많은 데이터를 넣는 것보다 필요한 데이터를 구분하고, 각각의 역할을 명확하게 만드는 것이 안정적인 자동화를 만드는 첫 단계라고 생각한다.